지난 4월은 이사로 시작해서 이사로 끝나는 달이었습니다. 희정이가 회사를 그만두고 만년동 새집으로 이사를 했구요. orbit.~으로 시작하는 긴 이름에서 잔나비닷컴 www.zannavi.com 도메인으로 바꾸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제껏 써왔던 장교숙소 이쪽 끝방에서 저쪽 끝방으로 방을 옮겼지요. 이사 결정을 하기까지엔 수없이 많은 고민과 선택이 있었는데, 옮기고나니 이보다 더 좋을수가 없네요.
희정이 집에 와보셨나요? 만년동 원룸촌에 있는 아담한 투룸형 원룸이랍니다. 방은 작아도 없는게 없구요, 혼자 살기에 적합한 모든걸 다 갖추고 있지요. 희정이 방의 컨셉은 있는거 되는대로 쓰자랍니다. 이것저것 하나를 쓰면서도 스타일 살리면서 갖춰놓고 쓰고픈 욕심은 굴뚝같지만 지금은 사정이 여의치 못하거든요. 새로 사는걸 피하고 여태 쓰던거 잘 닦아쓰는 방향으로 최대한 돈을 아끼고 있지요. 처음 이사올때의 어수선함도 차차 정돈이 되고 지금은 제물건 제각각 제자리를 찾아 조화를 이루고 있답니다.
희정이가 혼자 살게 되면서 생활의 많은 부분이 바뀌었습니다. 집에서 밥도 해먹고 TV도 보고 라디오도 CD도 골라듣고... 뭐, 남들에겐 당연한 생활양식이겠죠. 하지만 여태껏 개인의 독립적인 공간을 갖지못한 우리들에겐 이런걸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함께 할수 있다는건 상상할수 없는 일들이었거든요. 방에선 편안 안락한 생활을 누리고 있답니다. 대신 학교 도서관에선 단어공부에 열심이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