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지난 얘기를 풀어놓을까 한다.
일주일전, 그러니깐 지난 19일. 희정일 집에 데려다주고 돌아오는 길에
난 그냥 오지 않았었다.
바닷가에서 별보는 것도 멋있겠다는 말에
무작정 밤바다를 쫓아 내질러 달렸던 것이다.
길이 나있는 해변가는 모두 해수욕장이 차지하고 있어
휘황찬란 불야성을 이루는 우리네 바닷가.
인공적인 불빛과 최대한 멀리 떨어진 곳.
한적하고 외딴 곳. 인적도 없어 별보기에만 집중할수 있는 곳.
그러면서 길이 잘 나있어 가기 편한 곳... 꽤 까다로운 조건이다.
예전 기억을 살려 천수만 간척지가 있는 곳으로 방향을 틀었다.
밤에 그곳을 스쳐 지난 적이 있었던거다.
곧게 뻗는 도로변에 차를 세워놓고 여기가 어딘가 가늠했던 적이 있었는데,
넓디넓은 도로엔 지나는 차도 드물고, 사람은 아무도 없었으며
좌측 우측 모두 탁트인 평원, 바다, 아니면 호수... 솔직히
뭐가 뭔지도 분간할수 없었던 칠흙같은 어둠...
내 기억이 맞다면, 그곳이라면 별보기엔 참 괜찮을꺼라 생각했었고
그걸 확인해보러 갔던거였다.
청양에서 홍성을 거쳐 서산 A,B방조제까지 한시간가량.
수문으로 보이는 구조물을 지나치면 일직선으로 쫙쫙뻗은 도로만이 나타난다.
도로변 아무데나 차를 세워놓고 주위를 둘러본다.
360도 방향으로 반구의 하늘을 볼수 있다는건 이곳만의 장점이리라.
그치만... 주말이라 그런가 지나다니는 차가 간간히 있었고
너무나도 깜깜한 어둠이라 한두개의 헤드라이트도 신경을 거슬리게 한다.
저기저편 하늘과 땅이 맞닿은 곳이 도시일까.
어릿한 불빛이 반구의 귀퉁이를 갉아먹고 있었다.
무엇보다도 음습한 바닷공기에 하늘마저 희뿌옇고 탁하게 보여지는거다.
이건아닌데... 실망만 이만저만.
돌아오는 길이 왜이리도 멀게만 느껴지는건지.
청양근처로 돌아오고서야 대전 다왔다고 거짓말을 했고, 난 계속 달렸다.
그러다 칠갑산 산길을 발견한거다.
그냥 한번 가볼까하고 비탈 산길을 올랐더랬는데
꼬불꼬불 언덕길, 잘 정돈된 주변, 쉬어갈 벤치, 터널처럼 우거진 나무들.
간간히 보이는 밤하늘엔 별들이 쏟아진다.
나의 헤드라이트를 꺼버리면, 아무것도 보이지않는 어둠이다.
이리도 벅찬 암흑속에선 나혼자가 된다.
차를 끌고 갈수 있는 가장 높은 곳에 올라
아담한 공터에서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본다. 넋을 잃고 바라본다.
별이 단지 점하나가 아니라, 만져질수 있는 덩어리로 느껴지는 순간.
여기다. 여기구나 싶었다.
희정이랑 꼭 여기로 오리라 생각했다.
Starry, starry night, paint your palette blue and grey
Look out on the summer's day
With eyes that know the darkness in my soul
Shadows on the hills, sketch the tree and the daffodils
Catch the breeze and the winter chill
In collars on the snowy linen land
Now I understand what you tried to say to me
How you suffered for your sanity
How you tried to set them free
They would not listen, they would not know how
Perhaps they'll listen now
희정이가 별을 보고싶다는 말은
나랑 얘기를 더하고 싶다는 말.
그치만 상길인 순수한 별도 보여주고 싶었던거다.
도심한복판에선 볼수없었던, 수없이 많은 별들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