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길! 홈페이지 상길이를 만나요| ZanNavi's space
  현재위치 ► 상길이를 만나요 : 상길이 게시판 : 글읽기  

----------------------------------------------------------------------
상길이 게시판 [글목록][댓글쓰기][프린트출력]
토론 게시판 블로그  
별보기
모두 4개의 글이 있습니다. 토론기간: 2001.7.26 ~ 2001.8.26(약 한달동안)

희정님께서 2001.7.26(목) 저녁 7시에 쓰신 글입니다 / 조회수:20441

이번 여름 목표다.

아주 깜깜한 곳에서 보이는 수많은 별들을 보고싶다.
매일밤 도심 한복판에서 볼 수 있는 아주 밝은 별들 한두개 말구
내가 광대한 우주의 조그마한 존재라는 것을 느끼게 해줄 수 있는 그런 별들을 보고싶다.

요즘은 참 사는게 재미없다.
재미없다기 보다는 행복하지 않다.
하루를 사는게 나를 지치게 만든다.

별을 본다면 나를 괴롭히는 많은 일들이 하찮게 느껴지지 않을까...
좀 더 대범해졌으면...

[고치기][파일첨부][글목록] [Top]


손상길님께서 2001.7.26(목) 밤 9시에 쓰신 글입니다 / 조회수:7758

알았다. 너의 소원.

내 너의 짐을 다 들어줄순 없겠지만
반만이라도 난 짊어지고 싶구나.
내 어깨를 믿고, 덜어주렴.

우리 이번 여름엔...
어디든 떠나자.
우릴 반겨줄 별들이 기다리고 있을터이니.
어디든 가자.

[고치기][파일첨부][글목록] [Top]


손상길님께서 2001.8.21(화) 새벽 0시에 쓰신 글입니다 / 조회수:7793

장소 물색 완료.
등잔밑이 어둡다고,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 있었다.

B급 태풍 파북이 올라온다카던데
일본쪽으로 비켜갈꺼라 하는 듯.
태풍의 소용돌이 속에 구름이 확 빨려들어가
22일에는 구름 한점 없이
별만 반짝이는 밤이 되길... 간절히 기원합니다.

[고치기][파일첨부][글목록] [Top]


손상길님께서 2001.8.26(일) 밤 11시에 쓰신 글입니다 / 조회수:7783

RE: Starry, Starry Night

이제 지난 얘기를 풀어놓을까 한다.
일주일전, 그러니깐 지난 19일. 희정일 집에 데려다주고 돌아오는 길에
난 그냥 오지 않았었다.

바닷가에서 별보는 것도 멋있겠다는 말에
무작정 밤바다를 쫓아 내질러 달렸던 것이다.
길이 나있는 해변가는 모두 해수욕장이 차지하고 있어
휘황찬란 불야성을 이루는 우리네 바닷가.
인공적인 불빛과 최대한 멀리 떨어진 곳.
한적하고 외딴 곳. 인적도 없어 별보기에만 집중할수 있는 곳.
그러면서 길이 잘 나있어 가기 편한 곳... 꽤 까다로운 조건이다.
예전 기억을 살려 천수만 간척지가 있는 곳으로 방향을 틀었다.
밤에 그곳을 스쳐 지난 적이 있었던거다.
곧게 뻗는 도로변에 차를 세워놓고 여기가 어딘가 가늠했던 적이 있었는데,
넓디넓은 도로엔 지나는 차도 드물고, 사람은 아무도 없었으며
좌측 우측 모두 탁트인 평원, 바다, 아니면 호수... 솔직히
뭐가 뭔지도 분간할수 없었던 칠흙같은 어둠...
내 기억이 맞다면, 그곳이라면 별보기엔 참 괜찮을꺼라 생각했었고
그걸 확인해보러 갔던거였다.

청양에서 홍성을 거쳐 서산 A,B방조제까지 한시간가량.
수문으로 보이는 구조물을 지나치면 일직선으로 쫙쫙뻗은 도로만이 나타난다.
도로변 아무데나 차를 세워놓고 주위를 둘러본다.
360도 방향으로 반구의 하늘을 볼수 있다는건 이곳만의 장점이리라.
그치만... 주말이라 그런가 지나다니는 차가 간간히 있었고
너무나도 깜깜한 어둠이라 한두개의 헤드라이트도 신경을 거슬리게 한다.
저기저편 하늘과 땅이 맞닿은 곳이 도시일까.
어릿한 불빛이 반구의 귀퉁이를 갉아먹고 있었다.
무엇보다도 음습한 바닷공기에 하늘마저 희뿌옇고 탁하게 보여지는거다.
이건아닌데... 실망만 이만저만.
돌아오는 길이 왜이리도 멀게만 느껴지는건지.
청양근처로 돌아오고서야 대전 다왔다고 거짓말을 했고, 난 계속 달렸다.

그러다 칠갑산 산길을 발견한거다.
그냥 한번 가볼까하고 비탈 산길을 올랐더랬는데
꼬불꼬불 언덕길, 잘 정돈된 주변, 쉬어갈 벤치, 터널처럼 우거진 나무들.
간간히 보이는 밤하늘엔 별들이 쏟아진다.
나의 헤드라이트를 꺼버리면, 아무것도 보이지않는 어둠이다.
이리도 벅찬 암흑속에선 나혼자가 된다.
차를 끌고 갈수 있는 가장 높은 곳에 올라
아담한 공터에서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본다. 넋을 잃고 바라본다.
별이 단지 점하나가 아니라, 만져질수 있는 덩어리로 느껴지는 순간.
여기다. 여기구나 싶었다.
희정이랑 꼭 여기로 오리라 생각했다.

Starry, starry night, paint your palette blue and grey
Look out on the summer's day
With eyes that know the darkness in my soul
Shadows on the hills, sketch the tree and the daffodils
Catch the breeze and the winter chill
In collars on the snowy linen land

Now I understand what you tried to say to me
How you suffered for your sanity
How you tried to set them free
They would not listen, they would not know how
Perhaps they'll listen now

희정이가 별을 보고싶다는 말은
나랑 얘기를 더하고 싶다는 말.
그치만 상길인 순수한 별도 보여주고 싶었던거다.
도심한복판에선 볼수없었던, 수없이 많은 별들을 말이다.

[고치기][파일첨부][글목록] [Top]


이 글의 링크 및 트랙백: http://www.zannavi.com/blog/1/182
트랙백을 위 링크로 보내면 이곳에 댓글로 남게됩니다.
메가패스 | 손상길 4개 N 버그가 있었는데... | 손상길 2개 N

댓글을 써주세요... [새글쓰기]
제목
작성자 계속 저장
(이곳 주인장 아이디를 한글 혹은 영문자로 입력해주세요. 홈페이지 주소와 같습니다.)
(골치아픈 스팸땜에 그렇습니다. 너그러이 애교로 봐주시길 부탁드릴께요.)
내용
트랙백쏘기 이 글과 연관된 블로그 글주소를 적으면, 그곳에다 트랙백을 남겨줍니다. 없으면 안써도 됩니다.
카테고리 : 만난곳, 멋진데

----------------------------------------------------------------------

이 페이지의 최종수정일: 2016.7.18
Copyright (C) 2000-2025 손상길
저작권에 대한 본 사항이 명시되는 한, 어떠한 정보 매체에 의한 본문의 전재나 발췌도 무상으로 허용됩니다. [copylef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