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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피겔, 학력

모두 2개의 글이 있습니다. 토론기간: 2002.3.17 ~ 2002.3.18(이틀동안) 슈피겔, 학력 | 손상길 2002.3.17 슈피겔, 학력 | starla 2002.3.18

▼ 설문조사 | 손상길 ▲ 상길이 잘 지내노? | 신경연, 손상길 2개

손상길님께서 2002.3.17(일) 오전 10시에 쓰신 글입니다 / 조회수:10070 한겨레21이 400회를 맞으면서 특집으로 슈피겔 Der Spiegel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해왔다. <영·절·하>의 정찬용씨가 공장일을 하면서 벽면에 붙여놓고 읽었다는, 그래서 독어실력이 일취월장했다는 바로 그 슈피겔이다. 전설로 통하는 할아버지 기자의 이야기도 좋았고 한국인 남자아이를 입양해 키운다는 핸섬맨 사진을 보는 것도 좋았다. 가판대 꽂힌 슈피겔 겉표지가 하필 여성 상반신 누드인것도 뭐 나쁘지 않았다. 오만한 듯 우리를 쏘아보는 편집국장의 사진 속 시선도 보면 볼수록 흠뻑 매료되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인상깊었던 점은 다음과 같은 문구이다. 할아버지 기자 얘기다. 난 대학을 4곳이나 나왔다. 아마 <슈피겔>안에서 가장 가방끈이 길 것이다. 그러나 36년동안 아무도 내 학력을 물어보지 않았다. 발행인도 편집국장도 대학을 안나왔다고 곁들인다. 그러나 사람들의 소개는 이어진다. 하우게 얀센. 10년 경력에 경제학 박사 출신의 자료팀장. 자료팀의 독특함과 뛰어난 검증 능력을 칭찬하는 글이 이어진다. 금요일 밤의 주인공은 자료팀의 검증전문가들이다. 상당수가 박사학위 출신인 70여명의 검증전문가들은 편집국의 정치·경제·외신부처럼 영역이 전문화돼있다. 학력을 따져묻는 우리네 기자의 모습이 눈앞에 아른거려 쓴 웃음만 밟힌다. 학력으로부터 자유로운, 누구나 학력에 컴플렉스가 없고, 누구에게도 학위가 있는지 물어보지도 않고, 돈벌고 자기일하는데 학위가 아무런 상관이 없는 사회. 내가 꿈꾸어 바라마지않는 이상사회가 아니던가. 근데 난 그 학위란걸 딸려고 학력이란걸 검증받으려고 아둥바둥거리고 있단 말가. 젠장. starla님께서 2002.3.18(월) 아침 9시에 쓰신 글입니다 / 조회수:2861 하지만 네가 직접 사람을 뽑아봐. 네가 기자나 예술가를 뽑진 않겠지? 그렇다면 더더욱 눈을 가리고 뽑아도 학력편중이 된 대상자들을 뽑은 네 자신을 발견할지 모르는걸. 문제는 그렇게 간단한 건 아니니깐... 학교 '밖'에서의 교육의 기회란 것은 우리나라에는 없다고 보면 되니깐... 결국 네 자신을 그렇게 자책할 필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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