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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정돈

손상길님께서 2001.10.19(금) 밤 11시에 쓰신 글입니다 / 조회수:8447 몇평 안되는 방이지만... 방안을 새롭게 정돈하다. 내가 가진 세간살이 : 책상, 의자, 침대, 집에서 가져온 쬐그만 냉장고, 조립식 컴책상, 김도한테 얻은 책꽂이, 겐한테 받은 맥, 형수님한테 선물받은 앉은뱅이 의자. 책상에 복작복작하게 놓여있던 맥을 컴책상으로 옮겼다. 그리하여 컴작업은 침대위에서 하게 되었고, 앉은뱅이 의자의 도움에 크게 의지하게 될것이다. 컴작업은 그만큼 까다로와졌고, 주활동무대인 책상과 꽤나 거리를 두게 되었다. 책상위는 두배로 넓어졌으며 그 공간만큼을 책들로 채워지게 되었다. 읽는책, 읽을책 나름대로 분류해서 정리를 했건만, 책꽂이 하나론 부족하고 책상위 컴책상위까지 침범하고도 제 위치를 못 잡은 책이 처음으로 생겼다. 책상위까지 놓을 자리가 없었던 와콤타블렛은 오랜만에 맥옆에 놓여 자리를 잡다. 타블렛 위를 닦아내니 하얗고 뽀얀 먼지가 한움큼이나 나왔다. 침대의 머리방향을 창문과 먼쪽으로 잡았다. 대학때부터 쓰던 오리털 이불과 같이 딩굴고 있던 얇은 이불을 드디어 빨아서 따땃한 햇볕에 널었다. 박스에 감춰뒀던 두꺼운 전투복을 꺼내고, 거기에 얇은 전투복을 개어 넣었다. 평소엔 안그러더니 오늘은 왠지 방안에서 라디오를 켜놓고 꼼지락거렸다. 희정이집에 놀러가선 씨디를 넉장이나 (거의) 뺏어왔다. 달님도 숨어버린 늦은 밤, 맨날 틀던 티비대신 씨디음악에 빠져드니 이보다 더 여유로울 수가 없다. 기분은 업되어있으나 들뜨진 않은 상태. 행복한 오늘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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