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럴때는, 최대한 우아한 포즈와 표정을 연습하는거다.
양반다리로 앉아서 뭐 하는게 제일 궁상이니까,
책을 앞에 놓고 엎드려서 먹는다든지, 방안을 천천히 걸어다니면서 먹는다든지, 한군데 서서 티비 같은걸 뚫어져라 보면서 과자에는 별로 관심없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간혹 하나씩 손을 뻗쳐 먹는다든지,
하는 내공이 필요하다.
그 내공의 장점은 열심히 연마하다보면
다른 사람들이 있는 장소에서 비슷한 포즈와 표정이 나와
평소의 우아함을 자랑할 수 있다는 것이고,
단점은 궁상맞다는 자각에서 비롯된
짜증을 극대화시킬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이럴 때는 내게 스토커가 있어서 어딘가에서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고 있을 거라고 상상하든지, 티비에 나오는 인물들이 인터랙티브로 나를 보고 있다고 상상하는 것이 좋은 수련방법이 된다.
아... 쓰고보니 뭔 소리야, 이게...
아무튼 필라델피아 크림치즈 선전의 그 날개달린 커트머리 천사가 양반다리를 하고 얼굴에 묻혀가며 옷에 떨어뜨려가면서도 얼마나 귀엽게 바게트를 먹던가, 타산지석으로 삼아 정진할 필요는 있다. -_-
손상길님께서 2001.9.25(화) 밤 10시에 쓰신 글입니다 / 조회수:5827
고맙다, 칭구야.
방안에서의 내 기본자세가 책상앞 의자에 양반다리로 앉아있는거다.
궁상맞음을 새삼 깨달으며
바로옆 침대에 누워 딩구는 자세로 바꿔야겠다.
이거 나에겐 정말 중요한 문제다.
뭔말인가하면
컴퓨터좀 고만하고 책좀 보잔 얘기다.
조금만더 우아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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