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상길님께서 2003.1.23(목) 오후 4시에 쓰신 글입니다 / 조회수:12598
밤이 되면 혼자다. 불켜진 스탠드만이 나를 비추고, 나는 나 혼자있어 내 전부가 된다. 오직 그때를 기다리며 온갖 모멸을 참아내지만 혼자되는 밤이면 이내 지친다. 나를 되찾고자하는 이성은 지쳐 가눌 길없고 어찌되었건 눈좀 붙여 심신의 안락을 요구하는 욕망만이 꿈틀댄다.
근무장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난 나를 잊어버린다. 메모지에 끼적끼적 적어내는 손끝은 내것이 아니오, 수화기에 대고 주절거리는 혀끝 또한 내것이 아니다. 내가 하는 일에 의미가 없듯이, 나라는 존재도 이곳에선 의미가 없다.
당연한 끝을 기다리는 제대자의 감정일까 그간 누적된 스트레스 탓일까.
생각을 비우고 무심코 행동하는 그때 도를 깨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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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 탓이다. 나를 옭아매던 이중삼중의 압박은 마음속을 텅비워 무소유의 경지에 이르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