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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한주간 2

모두 6개의 글이 있습니다. 토론기간: 2002.2.18 ~ 2002.3.2(13일동안)

손상길님께서 2002.2.18(월) 저녁 8시에 쓰신 글입니다 / 조회수:14440 간만에 초등+중학교 친구들을 만났습니다. 설전날과 설날, 연이틀에 걸쳐서요. 좀 무리를 했습니다만, 그만한 이유는 있었습니다. 한 절친한 친구가 있습니다. 뭘해도 잘하고 자신감에 넘치는 친구라 걱정이 없던 친구였습니다. 항상 어려움이 없는 그였고, 어려움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는 친구였는데. 그런 그가 요즘 힘들어 한다는걸 직감할수 있었습니다. 어떻하면 제가 도울수 있을까요. 항상 그는 내 가장 친한 친구다라고 마음속으로만 그리고 있었지, 서로 직접적으로 도움을 주거나 도움을 받거나 한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굳이 조언해주지 않아도 잘 해내갈꺼란 믿음이 있었고, 또 정말 어려울땐 언제든지 도와줄꺼란 믿음도 있었으니까요. 그렇기에, 아니 그럼에도 이번엔 내가 무슨 행동을 취해야되는지 아님 그냥 지켜봐야하는건지 고민에 빠졌습니다. 그는 나의 오랜 지기입니다. 그가 곤경에 빠진다거나 잘못된 길로 나아가는걸 결코 원치 않습니다. 그리고 그는 결코 그렇게 되진 않을겁니다. 이제, 메일을 한통 쓸까 합니다. 요즘 내 또래의 친구들은 자기가 돈벌고 자기돈 쓰는 친구들이 많습니다. 얘기를 나누다보니 한달 용돈에 대해 털어놓게 됩니다. 어릴적부터 저보단 부족함없이 풍족하게 쓰던 친구들이었습니다. 근데 요즘은 어떻냐. 집값빼고 한달에 30만원에서 40만원 정도 쓴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좋은 옷 입고 술살땐 사고 겉으로 보이기엔 할꺼 다 하고 삽니다. 예전에 이 보드에선 털어놓은 적이 있었지만, 그 자리에선 차마 저의 한달 용돈에 대해 말을 할수가 없었습니다. 솔직히 부끄러웠습니다. 장교 월급 얼마 안되고 제 앞가림만 할 정도라며 생각하던 스스로 만족해하던 내자신이 부끄러웠습니다. 제 봉급보다 적게 받는 친구도 있었습니다. 저는 결코 적게 받는게 아니었습니다. 저는 결코 적게 쓰는게 아니었습니다. 부끄러울 따름입니다. 창호네 집에 놀러를 갔습니다. 설날 저녁 아니 밤이었는데, 창호네 아버지 생신이시라고 무작정 찾아간것 이지요. 바닷가 수산시장엘 가서 광어랑 숭어랑 미사리(?) 하여간 회를 잔뜩 사가지고 갔었죠. 그런델 가면 생선을 골라 그자리에서 바로 회를 떠서 포장해줍니다. 창호와 창호 아버지 모두 흔쾌히 우릴 받아주셨지요. 아 근디 이집에 루키라는 강아지가 있는데, 페니키즈 종이라고 꽤나 귀여웠지요. 하도 귀여워 머리좀 쓰다듬는다고 했는데 아니 글쎄 이놈이 내 손가락을 물어버린 겁니다. 쪼그만게 어찌나 앙탈스럽던지, 금세 손가락끝에 피가 맺히더니 뚝뚝 떨어졌었죠. 그땐 술김이라 아이참 괜찮다 괜찮겠네 그랬는데, 그 아픔은 오랫동안 가시지않아 아직까지 타자치는데 불편함이 있습니다... 사실 지금은 뭐 괜찮네요. 하여간 손가락을 휴지로 감싸쥔채 밤새도록 술을 마셔대었습니다. 명절때 부모님과 같이 지내지 못한 죄스러움도 들었지만, 그래도 그땐 좋았습니다. 언젠간 이러기 힘들때가 올꺼라는 생각에 마음맞는 친구들과 보낸 그때의 시간들을 잊지않을려고 합니다. 宗勳님께서 2002.2.18(월) 밤 11시에 쓰신 글입니다 / 조회수:6294 배부른 소린지 모르겠지만..... 돈이 중요한게 아니란걸 절실히 느끼고 있다.... 내가 하고 싶어하는 일이 있고 그 일을 지금 하고 있다면 , 아니 하기 위한 준비기간에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배가 부를것같다.....돈을 엄청엄청 좋아하긴 하지만.....단지 돈을 얼마를 버느냐로 그사람을 판단하고 얼마를 벌수있느냐에 자신의 직업을 결정하는 그런 행태(최근의 학생들의 이공계기피현상을 다룬 한겨레신문사이트에 실린 각종 글들)를 보면서 심히 불편했던건 아직 나는 내가 하고 싶어하는걸 하는게 제일중요하다고 믿기 때문이었을까....물론 그런 글들을 쓰고 있는 동료들의 기분을 모르는건 아니지만.... 아무 관계없는 글이지만 그냥 함 끄적여봤다.... 명남님께서 2002.2.19(화) 아침 8시에 쓰신 글입니다 / 조회수:6291 나 역시 물론 그렇게 생각해. (그렇지 않다면 이 짓도 못 하고 있겠지 -.-) 하지만 그럴려면, 최소한 나라에서 아플 때 고쳐주고 공부 시켜주는 정도는 해야 할 것 같다. 그런 거 없이 서울에서 사는 거는 너무 힘들어서, 절로 돈 생각이 불쑥불쑥 난다. ^^ 나비님께서 2002.2.20(수) 새벽 4시에 쓰신 글입니다 / 조회수:6467 나도 이런 형식으로 한번 써보려 합니다. 1. 모교사랑 때문에 그렇게 되었는지는 몰라도 추석이나 설은 동문들이 모이는 때지요. 주로 초등 학교 동문들이 많이 모인다는데 중학교 동문들을 만났습니다. 한 친구가 '김 박사'라고 부르는 통에 민망했지요. 학위 받으려면 대충 3년은 남은 것 같은데. 달리 생각해 보면 그만큼 기대를 건다는 뜻도 될 것 같습니다. 과학고나 과기원을 거친 분 중 중학교 때 최상위권이 아니었던 분 없겠지요. 그 때 공부를 잘했다는 게 지금 어떤 의미로 돌아올까요? 2. 고향에서 돌아올 때 과기대 동문 명부를 챙겨 가지고 왔습니다. 같이 연구하는 선생님, 천군 만마를 얻은 듯이 기뻐합니다. 모교사랑이나 과기원 실험실 누리집을 뒤지면서 사람들을 조금씩 찾고, 또 아라에다가 공고를 올렸습니다. 같이 연구하는 선생님께서 서울대 정보광장에도 올리시겠죠. 연구가 좀 진행된 뒤 설문 조사를 할 겁니다. 그 때 좀 도와 주시길. 3. 리눅스를 지우고 윈도로 바꾸어 깔았습니다. 어제 윈 98을 깔고 중국어 자판을 설치했고(윈 2000이나 엑스피는 이게 엄청나게 쉬운데 98은 좀 어려움이 있어서) 오늘은 일본어 자판을 설치한 뒤 어제 바이텍켐스에서 받은 캐시(CAChe) 5.0 평가판(정품 살 예산이 있어야 말이지)을 설치했습니다. 3월 말까지가 사용 기한이라는데 윈도 날짜를 조작해서 날짜가 안 가게 해야 할 것 같습니다. 화학과는 두뇌한국인가 무뇌한국인가로 그래도 좀 나가는데 여긴 문제가 많죠. 두뇌한국 21의 교육 관련 쪽은 한국교원대에서 차지했거든요. 차라리 거기 갈 걸 그랬나. 두 군데 석사 과정 화학교육 전공에 다 합격했을 때 백이면 백이 서울대로 가라기에 갔는데. 두뇌한국으로 덕 본 거라곤 병역 특례 인원 늘어난 덕에 쉽게 편입된 것밖에 없는데. 자연대가 아니고 사대지만 수학 교육이나 과학 교육은 이공계로 인정한다고 해서. 당분간은 사용법을 익히느라 바쁘겠죠. 두 가지 연구를 동시에 해야 할 상황입니다. '과학 교육과 화학 전공'이란 내 소속이 그걸 정당화하는 것 같습니다. 과학, 교육, 화학을 다 해야 하니까. 4. 나이를 먹다 보니 돈 문제에 아무래도 민감해집니다. 이 글 보는 분은 다 나이가 그쯤 되었을 테니까요. 아직 학생이라 집에서 용돈을 받고 과외나 조교일로 버는 돈 약간을 합쳐서 쓰고 살고 있습니다. 그래도 돈이 좀 모이기 시작하더군요. 요즘 은행 이자 많이 주지도 않지만 그래도 조금이라도 더 주는 데 찾아서 돈 맡깁니다. 나중에 이자와 수수료 관련 강의나 한번 할까요? 5. 공부할 거리가 늘어났습니다. 양자 역학 공부, 화학 중국어 공부, 화학 불어 공부, 화학 독어 공부, 화학 러시아 어 공부 등등, 끌이 없습니다. 대학원살이란 게 대충 학위만 따려면 그리도 쉬운 거고, 제대로 하려면 엄청나게 어려운 거지요. 게다가 교수님께서 학부 실험용으로 원자 흡광 분광기를 주문하셨다 합니다. 그 사용법도 익히라고 하시네요. 실물은 보지도 못했는데. (우리 과 학부 물리 화학 실험은 가을에 하게 돼 있음) 자칫 잘못하면 장님이 장님을 인도해야 할 상황입니다. 6. 낮에 저보다도 나이가 많은 석사 새내기(3월에 입학할)와 좀 오랫동안 이런저런 이야길 했습니다. 교육에 대한 이야기, 화학에 대한 이야기, 과학 정책에 대한 이야기, 끝이 없었죠. 요즘 드는 생각이 과학 영재 교육을 받았던 사람이 과학 영재 교육을 연구하는 것은 영재 교육 연구에 어떤 영향을 줄까 하는 것이지요. 석사 2년차 때와 박사 1년차 때 전국 수학 과학 경시 대회 고등부 화학 부문 이론 시험에 감독으로 들어갔습니다. 내가 손대기 어려운 문제들을 다들 잘 풀고 있데요. 단순한 훈련의 결과일지, 정말 그 정도 수준의 화학을 꿰고 있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요. 요즘 이공계 기피 현상이 심하지요. 그래도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자연 과학에 빠지고 이 나라의 과학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어서 기쁩니다. 내 전공은 교육이니 과학 공부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게 임무겠죠. 과기원에 있을 때 과기원 인문사회과학부 교수들이 쓴 '과학도가 꼭 읽어야 할 인문사회과학 서적 몇 선(제목이 정확히 기억나진 않음)'이란 책을 보았죠. 사실 오히려 필요한 건 인문학도가 꼭 읽어야 할 교양 과학 서적을 선정하는 것 아닐까요? 아무리 요즘 내가 하는 일이 인문, 사회 과학에 가깝더라도 대학에서 자연 과학을 했다는 사실이 내게 더 큰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즉 내 정체성은 과학 쪽이라는 것이죠. 어쩌면 과학고의 교육이 이러한 나를 만들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 그만 써야겠네요. 괜히 말이 많아져서. 손상길님께서 2002.3.2(토) 새벽 1시에 쓰신 글입니다 / 조회수:6290 RE: 민영화 (민영아 말고) > 하지만 그럴려면, > 최소한 나라에서 아플 때 고쳐주고 공부 시켜주는 정도는 해야 할 것 같다. 홍세화씨 글에선가 본것 같은데. 의료와 교육문제는 공적부담으로 해결해야한다는 말. 내 생각도 마찬가지. 자립형 사립고니 기부금 입학이니, 의료보험의 민영화니. 당장 철도운영의 민영화니 발전분야의 민영화니. 돈만 있으면 뭐든 할수 있는, 자유충만 우리나라. 내가 지금 뭔 얘기하고있는거여. @ 쓰레드 착착 달리는 구조가 필요한것 같으이. @ 게시판을 갈아엎어? 손상길님께서 2002.3.2(토) 새벽 1시에 쓰신 글입니다 / 조회수:6376 RE: 내가 하고픈 일 그리고 하고있는 직업 나도 내가 하고싶은 일만 해가면서 살고싶다. 지금같아선 이 생활만 끝내면 뭔들 할수 있는 것 같은데 말이지. 내 무능을 주위환경 탓으로 돌리는 내자신에 몸이 근지러울 정도로 징그럽다. 자신이 바라는 일과 자신이 몸담고 있는 직업이 정확히 일치하는건 가능한 일일까. 자신이 꿈꾸던 일을 직업으로 한다해도, 그게 자신의 평생 직장이 된다면. 자기가 하고싶어 하는 일이 돈을 벌기위해 해야하는 일이 되고, 하기 싫어지는 때가 와도 어쩔수 없이 계속 해야만 하는 순간이 오면 어떻게 될까. 자기가 정말로 하고싶은 일을 업으로 할수 없다면, 그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면, 아니면 정말 하고픈 일을 순수한 그 자체로 남겨두고 싶다면 이건 어떨까. 자신의 능력을 완전히 소진하지 않아도 되는 평범하고 늘상적인 직장에 몸담고 있으면서 자기가 진정으로 바라는 일은 취미생활이든 부업이든 사이드로 즐기는거다. 어차피 자기 적성에 올들어맞는 직장을 가지기 힘들바에야 돈은 다른데서 적당히 벌고, 다른 한편으로 자신의 꿈을 키워나가는게 나쁘지않다는 생각을 전연 안해본건 아니다. 어느 한 분야에서 성공한다거나 부를 쌓겠다는 야망을 버린다면 말이다. 소박하게 하지만 성실하게. 결국 그렇게해서 자기만의 성공을 누릴수도 있지 않은가. 아아, 이게 말뚝박는다는 얘기는 결코 아니다. -_-; 난 그러지 않겠지만, 그런 생활도 충분히 가치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는거다. 사실 여기 있으면서 그런 사람들을 몇몇 (아주 극소수) 봐왔다. 그냥 나의 생각. 아, 난 지금 군생활만 끝내면 뭐든 잘하리란 기대에 부풀어있는 것일까. 중간고사 막 끝내놓고 방학만을 기다리는 그때처럼 말이다. 이 글의 링크 및 트랙백: http://www.zannavi.com/blog/1/632 트랙백을 위 링크로 보내면 이곳에 댓글로 남게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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