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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0903

손상길님께서 2001.9.3(월) 낮 2시에 쓰신 글입니다 / 조회수:8752 성원이는 내 오랜 친구다. 굳이 만나보지 않아도 어떻게 지내는지 알만한 친구. 굳이 말로 하지 않아도 대화를 할수 있는 친구. 내게 있어서 성원이는 그런 친구다. 그녀석이 훈련받는다고 대전엘 왔더랬다. 2대 독자인지라 부모님까지 오셨는데, 친구 본인보다 더 안쓰러워하신다. 정작 그녀석은 덤덤한데, "나갔다올께"하고 내 어깨를 툭 칠때 비로소 친구도 긴장하고 있다는걸 알았다. 내가 훈련받을때 쓰던 투박한 시계를 채워주었다. 녀석은 액정판에 불이 환하게 들어오는걸 보자 무척 좋아했다. 밤샘근무 후 잠안자고 돌아다니긴 무척 피곤하다. 머리가 무거워 목뒤가 땡기는 것까진 참겠는데, 자꾸만 헛구역질이 나올려는건 겉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참기힘든 고통이다. 주말근무인데 뭐 한게 있다고 이리도 피곤한건지. 특히나 어젠 정말이지 아무 일도 없었다. 다만 30분이 멀다하고 스트레스가 밀려오는건 왜그런지 나도 신기할 따름이다. 모처럼만에 서점에 갔다. 대낮에 가니 유치원 아이들이 견학온것도 보게된다. 서점도 동물원이나 유원지처럼 단체로 구경가는 곳인갑다. 그들을 뒤따라 책을 뒤적거린다. 딱히 목적은 없었지만, 몇가지 책을 건졌다. 정재승씨가 쓴 "과학콘서트"란 책. 이전에 "물리학자는 영화에서 과학을 본다"란 책도 써낸 울학교 사람이다. 90학번, 고작 세살차이. 지금은 포닥을 마치고 고려대 강사로 있다한다. 세상에서 돌아가는 갖가지 사건사물을 가지고 자신의 느낌을 풀어놓은 책. 얘기를 풀어가는 도중에 과학적 사실과 사고가 동원되어 꽤나 폭넓은 과학의 주제를 다루게 한다. 과학적이래봤자 과학동아에 나오는 수준되겠으나 중요한건 자기가 알고있는 지식을 바탕으로 내용을 엮어서 얘기를 풀어나가는 힘이다. 한문장 한문장 머리싸매며 봐야하는 수많은 저널의 수많은 논문보단, 보다 쉬운 문장으로 알기쉬운 내용을 알기쉽게 풀이하는 책에 친근감이 느껴지는 이유는 내가 가진 내용의 경박함일까 내자신을 표현하기 위한 솔직한 욕구일까. 파인만이 쓴 글과 같이, 정재승씨가 쓴 글 또한 재미있게 읽히는 과학 이야기란 점에서 희귀한 매력을 느끼게 한다. 부대내식당 점심한끼의 두배에다 700원이 더 보태진 가격의 KFC 햄버거를 먹다. 동그란 햄버거 빵 위에 얹힌 참깨를 보며 맥도날드의 세계화를 경고하는 책소개 문구가 눈에 밟힌다. 패스트푸드의 문제점에 대해 익히 알고 공감도 해보지만, 혼자서 뭐 먹을때면 이것보다 더 적절한 해답을 찾지못한다. 분명 패스트푸드점은 개체의 소외감과 고독감에 잘 들러붙는 맛이 있다. 뭐어때, 맥도날드만 아니면 되었지. got linux? 티하나를 사다. 일백푸로 충동구매다. www.kldp.org 를 들여다보니 안살수가 없던걸. 그곳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이야말로 활동적인 사람들이다. 살아 숨쉬는 사람들이다. 그사람들을 존경하는 마음에서, 동경하는 마음에서, 본받고싶은 마음에서, 내가 할수 있는 조그만 행동은 티를 사는것이었다. 만오천원에 송금수수료 천원보태도 만육천원. 멋드러진 까만티. 그사람들에게도 나에게도 모두 이득임에 틀림없다. 뉴아이북 광고를 보다. 눈물이 나올뻔 했다. 맥마당이란 잡지의 앞부분에 나왔는데, 이제까지 봐왔던 수많은 OS X의 리뷰기사와 맞물려 정말로 눈물이 글썽거렸다. 브라운관에 잡힌 컷과 종이에 잡힌 컷의 질감은, 감동의 폭은 이처럼 다르다. 홈페이지에서 마르고닳도록 쳐다본 뉴아이북 모습이다만 하얀 종이위에 그려진 하이얀 그것은 당장이라도 내손에 쥐어질것 같은 욕심을 부리게한다. 가격 백팔십육만원, 칠만원 꼴. 가시권에 들어온 가격이지만 눈물을 머금고 참는다. 현재시각 오후 두시 삼십분. 서버측 시계가 이상하여 조금 안맞는거 잘 알지만 손볼수가 없다. 내 계획표 상으론 현재 A2 블럭, 두번째 유닛에 해당하는 시간. 빡빡하게 짜놓은 시간표지만 마음만은 여유롭다. 일분 일초라도 쉬면 뒤쳐질것 같은 기분이 든다... 들도록 애쓴다. 사실이 그러니깐. 남들과 같은 양의 일을 하려면 나같은 게으름뱅이는 두배의 공을 들여도 모자랄 판이다. 적어도 내가 꿈꾸는 남이 되려면. 그렇다. 이 글의 링크 및 트랙백: http://www.zannavi.com/blog/1/276 트랙백을 위 링크로 보내면 이곳에 댓글로 남게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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