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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도 되는건가...

손상길님께서 2004.1.8(목) 낮 3시에 쓰신 글입니다 / 조회수:11271 문득 가족신문을 둘러보다가 화들짝 놀랄 일이 생겼다. 내 기억력이 맞다면, 지난 1월 5일은 우리 부모님 결혼기념일이 아니던가. 보통은 주말마다 전화를 드리고 있었는데, 왜하필 지난 주는 빼먹었는지 이해도 안되고, 용서도 안된다. 한해를 마무리하는, 한해를 시작하는 가장 중요한 작업이었던 모닝글로리 다이어리 속지 교체작업을 몇년만에 처음 안하게되니 이게 어찌된 일인가 싶었다. 근데 보다 놀란건, 작년 다이어리를 아무리 뒤져도 그 날짜가 안나오는거다. 이 말인 즉슨 작년에도 아무말 없이 은근슬쩍 그냥 넘어갔다는 얘기가 되는 것이다. 하긴, 작년 이맘때 다이어리를 들춰보니 온통 제대 마무리 준비 일색이더군. -_- 한참을 찾고 또 찾아보다가 결국 사진첩에서 재작년 사진을 보고 확인할수 있었다. 아, 내가 요즘 왜 이렇게 된건지. 못난 날 믿어주시고 훌쩍 멀리 떠나보내주신건데, 이 불효막심한 녀석은 이 핑계 저 핑계로 나몰라라만 하고 있다. 어머니 생신때도 슬쩍, 장모님 생신때도 슬쩍, 결혼기념일때도 슬쩍. 결혼도 했으니깐 좀 달라져야지, 멀리 유학길에 나섰으니 더더욱 잘해드려야지. 마음먹은건 어디로 갔는지, 어디가서 슬그머니 숨어버렸지 모르겠다. 내일 저녁땐, 꼭 전화라도 한 통화 드려야겠다. 죄송합니다. 아버지, 어머니, 장모님, 장인어른, 형, 형수님, 민정이, 처제, 처남, 보고픈 가족 모두에게.

▼ Emergency | 손상길 ▲ RE: 저 돌아왔습니다. | 宗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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