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상길님께서 2003.2.19(수) 오후 4시에 쓰신 글입니다 / 조회수:22211
실험실 내자리 뒤에
캐비넷에 담긴 리눅스 클러스터머신이 한대 들어왔다.
내가 군대가기전만해도 클러스터 그게 뭐냐 그게 뭔데 들썩들썩 했었는데
이젠 업체에 주문만하면 완제품으로 짠~하고 들어올 정도가 된거다.
군입대전 백수시절때 뭐한번 해볼꺼라고
클러스터 그룹에 끄적끄적대었던 경험이 있었는데.
그때도 마찬가지였고, 지금 또한 클러스터 머신은 나에겐 낯선 존재다.
내자리 뒤에서
무려 16개의 CPU가 뿜어대는 열기와
그에 대적하는 16개의 팬이 돌아가며 소음을 내고 있다.
춥진 않겠는데... 거참 무지하게 시끄럽네.
뭐야? 내일이면 그만한 머신이 한대 또 들어온다고?
하나의 PC라도 살리자고 이거뜯고 저거뜯고 조립하고 세팅하고
그러면서 온갖 시간은 다잡아먹었었던 나의 랩 일상이었는데...
참, 세상 많이 변했다.
지금은 내 옆자리서 딴것도 아니고 SGI O2가 써주는 사람이 없어서 그냥 놀고있다.
음냐, 암튼.
새로 들어온 저 거물급 머신을 가지고
내가 무얼하며 놀수 있을까.
저걸 내가 맘대로 주물딱거리며 놀 능력이 과연 될까?
심히 두렵다.
PC 한대 들여올때도 눈이 반짝반짝하던 나의 옛모습은
그야말로 과거모습이 되어버렸다.
- 이것봐, 새로운 장난감이 네눈앞에 펼쳐졌어.
- 무려 기천만원짜리란말야. 뭘더 주저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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