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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상길님께서 2003.2.4(화) 오후 4시에 쓰신 글입니다 / 조회수:8450
전역신고... 이제 한 닷새쯤 지났구만.
그때 술먹고 술내가 나서 곤란했던거 기억하면 참. *_*
나름대로 3년을 마무리하는 자리였는데, 돌이켜보면 아쉬운것도 없고 섭섭한것도 없다.
다만, 신고를 할때의 느낌은 뭐랄까, 군대 전체가 돌아가는데 있어서는 뭐랄까,
이런 신고 또한 전체의 과정중에 일부분이란걸 느꼈다.
신고하는데 5분도 안걸리는 잠깐이다.
신고마치고 앞으로 뭐할껀지, 이런저런 덕담을 한마디씩 하는것도 늘상적인 일일테다.
그 일상적인 일과중에, 내가 잠시 들어섰다가, 잠깐 있다가 나온 기분.
내가 들어가기 전과 들어갔다온 후는 아무런 변화가 없다. 그저 늘상적인 일상생활이 있을뿐.
부대내에 아는 사람들께 인사를 할때도 마찬가지였다.
역시나 앞으로 뭘할껀지, 구체적으로 취직은 되었는지를 여쭤보시고,
잘 살으라고, 나중에 연락한번 하자고 기약없는 약속을 맺기도하고.
그분들은 내가 나간 뒤에면 마찬가지로 하던 일을 계속 할것이다.
내가 인사드리러 가기 전에도 같은 일을 하셨을꺼고.
내가 3년전 입대를 하기 전부터도 같은 일을 하고 계셨을테다.
모든것은 그러했다.
내가 3년전 입대를 하기 전에도 그랬고,
지금 전역신고를 하는 이순간도 그렇다.
언제나 같은 일의 반복은 계속될 뿐이고, 흔히들 말하는 국방부의 시계는 돌아만간다.
내 인생에서 3년의 경험은 바꿀수 없는 진귀한 경험이라 말하겠지만,
국방부 시계에선 나의 3년이란 짧은 순간, 그저그런 일상속에 묻혀버리고 마는거다.
사관후보생 103기 3xx명중에 2003년 1월 30일 전역자 xxx명 중 한명.
이번주 주초 보고에선 그 인원수 만큼 빠져서 보고가 되었겠지.
그정도가 나에게 돌아가는 몫일게다.
내가 3년동안 한거라곤, 총 인원수 한명 늘렸다가 한명 줄인것이 전부인거다.
이런 생각에 한두번 빠지고나면, 참으로 씁쓸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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