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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새로운 방

손상길님께서 2003.1.16(목) 새벽 0시에 쓰신 글입니다 / 조회수:5478

장농 안쪽 옆면을 닦다가 문득 생각이 난다.

3년전, 정확히는 3년하고도 몇달 전.
가입교기간이라고, 본격적으로 훈련받기 전에 신체검사하고 대기하던 때가 있었다.
모든 것이 낯설고 서먹하던 그시절.
임시로 방을 배정받고 4명이서 같은 방을 쓰게되었다.
처음있는 청소시간.
나에게 배정받은 관물함을 닦다가 어느 한 친구에게 얘기를 듣는다.

- 넌 왜 옆면은 안닦니?
- 왜? 옆면엔 먼지가 안쌓이잖어.
- 그래도 옆까지 닦아야지.

그랬다. 서로간에 통성명을 하고 어느정도 배경을 파악하고 있었는지라
그는 나를 손에 물한방울 안묻히고 살아온 이로 생각하고 있는 듯한 눈치였다.
청소하난 잘해왔다고 생각해온 나였다. 나도 남들하는만큼은 해왔지 않은가.
내가 남에게 그런 느낌를 받아야한다는게 무척이나 못마땅했던거다.
있는힘껏 걸레질을 했다. 옆면이고 윗면이고 박박 문질렀다.
과연, 묵혀있던 먼지가 까맣게 묻어나왔다. 그건 사실이었다.
그 일이 있은후, 3년간의 군생활에 있어서
제공부만 하는 고상한척 잘난 놈으로 남들에게 비춰지지 않기위해 노력해왔다.
다른 이들은 나에게 학벌이란 껍데기를 씌워 나를 바라보았지만
부던히도 그런 선입견을 깨기위해 노력했다.
난 평범한 일개 장교였다. 더 나은것도 더 못한것도 없는 무난한 장교.

그랬던거다. 이젠 난 걸레질을 하면서
안쪽 옆면까지 구석구석 잘 닦는다.
새롭게 시작하는 방에서, 새롭게 갖게된 옷장을 닦으면서
문득 옛상념에 젖어든다. 그게 벌써 3년전이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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