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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상길님께서 2001.11.5(월) 저녁 6시에 쓰신 글입니다 / 조회수:10345 근무장에 내가 좋아하고 존경하는 분이 한분 계신데 그분이 뭐하나 부탁을 하신다. 자기가 석사논문을 쓰는데 초록 영작이 좀 필요하다고 한글로 써놨으니 영작 좀 해달라 말씀하신다. 음냐, 당혹스럽다. 상관이 이런거 시키는거 옳지 못하다. 내가 영어를 어떻게 쓰냐. (그것도 군사용어가 난무하는) 내가 한다고 해도 결코 좋은 결과가 나올리 없다. 복잡한 생각이 뒤엉켜 간 끝에 정중히 거절하였다. 그분은 뭘 시켜도 억지스럽지 않은 분이라 내뜻을 충분히 이해해주셨다. 그러니 더 죄송할 따름이다. 그래도 날 믿고 맡기려 핸걸텐데 할수없다고 내빼는 내자신이 부끄러웠다. 그만큼 자신이 없기도 했고 말이다. 내가 좀만 영작이 되었어도 명령아닌 부탁이었기에 충분히 받아들였는지도 모른다. 한 페이지 분량의 영작도 뚝딱 못해낸다 그랬으니 내 스스로 내 얼굴에 먹칠한 꼴이 되겠다. 그래도 내가 존경하는 분인데 (예전에 부인께 존대말 하신다는 그분이다) 자기가 할 일을 남에게 떠넘기는 비록 부탁이라곤 해도, 아랫사람에게 직위를 이용하여 사적인 일을 시키는건 아무래도 못마땅하다. 다른 경우에서처럼 논문전체를 써내라든지 하는게 아니니깐 그런대로 용납되어야 할까. 사실 우리끼리도 영작부탁은 충분히 할수 있는일 아닌가. 글쎄 모르겠다. 아무튼 옳지못하다는 생각을 하는 나도 옳지못한게, 내가 못한 영작이 사병으로 임무가 전가되는것까지 막아낼 재간이 없었던게다. 같은 말이었지만 내겐 부탁이었고 사병에겐 명령으로 받아들여지는갑다. 한마디 거부도 없이 순응하는 그를 보며 패배감마저 들었다. 확실히 내가 졌다. 이 글의 링크 및 트랙백: http://www.zannavi.com/blog/1/423 트랙백을 위 링크로 보내면 이곳에 댓글로 남게됩니다.

▼ 3M, 창의와 혁신 | 손상길, starla@aladdin.co.kr 4개 ▲ 야구도 끝났고... | 손상길 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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