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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손상길님께서 2001.11.2(금) 오후 4시에 쓰신 글입니다 / 조회수:9570 어제 또... 비행단 사병 중에 정말 삐대하게 나오는 친구가 있어서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올라버려 전화통을 붙잡고 험한 말이 나오려는 순간 그 직전까지 갔다가 손을 허공에 두세번 휘저으며 꿀꺽 혼자 분을 삼킨다. 난, 잘 모르는 사람에겐 좀처럼 화를 못낸다. 왜그럴까. 그렇다고 옛 성인들처럼 항상 너그러운 포용력으로 마음에 평정을 안고 뭐 그런게 아니라 속으로 부글부글 끓어오르면서 표현하지 못한채 속으로만 삭히는거다. 이내 곪아터져버린다. 그러기에 화를 표한할 방법을 잘 모른다. 그건 화를 잘 다스리지 못한다는 뜻도 되겠다. 어이없게도 가까운 사람, 특히 희정이한테는 시시때때로 화를 내곤 하는데 이건, 희정이가 내 화를 붇돋아서 그런게 결코 아니라 내 자신이 화를 다스리지 못한 탓되겠다. 못내 미안할 따름이다. 좀만 지나 돌이켜보면 그토록 화내던 원인은 온데간데 없고 화를 내는 내자신에 화가 치밀어올라 자체 증폭되어버린걸 깨닫고 마니깐. 그땐 이미 쏟아진 물이고, 무너진 내모습에 혼란만 가중된다. 화를 내는걸 인정할수 없는데 마음속에선 화가 치밀고, 그런게 겉으로 드러나는 순간 내자신에 실망하며 더더욱 화가 나는 시스템이다. 결국, 화내는 내모습을, 즉 화 그 자체를 인정할줄 알아야하겠는데 그게 힘들다. 화내는 모습도 억지스럽지 않도록 자연스레 분출하고 수그러들면 좋으련만 지나친 욕심일까. 이 글의 링크 및 트랙백: http://www.zannavi.com/blog/1/419 트랙백을 위 링크로 보내면 이곳에 댓글로 남게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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