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
 | 카테고리 없는거
나랑 같이 근무하는 분들 중에
존경하고픈 분. 중령분이 한분 계신다.
여러모로 나에게 잘해주시고,
또 여러사람에게 잘해주시기에 그래서 본받을 점도 많은데
그중 하나를 꼽으라면 이거다.
전화를 받을때, 무조건 "네 쫛중령입니다. 말씀하십시오." 하시는거다.
병이 받건, 부사관이 받건, 장교가 받건, 장성이 받건
일단 첫마디는 "-- 말씀하십시오." 이다.
모든 일은 계급관계 이전에 인간과 인간 사이의 관계이다.
그러기에 모든 인간은 인간으로서 존중을 해야하고 존중받아 마땅한 것이다.
그분은 이미 문장으로 화석화되버린 덕목인 인간의 존엄성을
몸소 실천하고 계신거다.
오늘. 모처럼만의 회식.
회식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극구 만류했음에도 불구하고 중령님 사모님을 부르셔서
우릴 부대안까지 태워주신다.
두분이서 대화를 하시는데,
서로서로 말씀을 높이시는걸 보고 깜짝 놀랬더랬다.
평소 전화통화시에 하시던 그대로
서로를 높여주고 존중해주는 것이었다.
그제서야 중령님이 왜그러셨는지, 그 참모습을 알게되었다.
평소 다른분들이 그렇게 전화받으니 병인줄 알았다며 핀잔주시는데도,
꼭 그렇게 하시는 이유를 알것도 같다.
왜그렇게 나에게 잘 대해 주시는건지,
왜그리 다른사람에게 좋은 인상을 주시는건지
자연히 알게되었다.
# by 손상길 | 2001.7.6(금) 밤 11시 | 조회수:7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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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무
| 카테고리 없는거 | 댓글 3개 ▶
나의 근무는 짱비비.
하루 24시간 꼬박 일하고 이틀을 쉰다.
민간인(아! 이 이상한 구분이여)들은 널널하다 놀리고
군인들은 힘드시겠어요 위로를 한다. 홀애비마음은 과부가 안다.
혼자서 24시간 서는게 아니라
소령 아저씨랑 근무를 같이 선다. 24시간 내도록 말이다.
밥도 번갈아가며 먹고, 화장실도 바통터치해서 가야하고
그렇게해서 자리를 비우지 않는게 우리네 생활이다.
처음 근무를 서게 되었을때, F-16 조종사 출신이랑 서게되었다.
괄괄한 성격. 울나라 최정예 전투기를 몰았다는게 믿어지지 않을 만큼
명랑 쾌활한 모습. 나로 하여금 근무에 재미를 붙이게 한 장본인이다.
얼마안있어 F-4 조종사 출신과 근무를 섰다.
조용한 성격. 차분한 말투와 행동. 있는듯 없는듯 하지만
필요시엔 확실한 협조자 아니 구세주. 그리고 따뜻한 말동무.
날 무척이나 편안하게 대해주었다. 고마웠다.
두분과 근무를 서며 느꼈던 공통점은
날 근무 파트너로 여긴다는 점이다.
업무를 도와달라고 부탁을 하지
일방적인 명령을 내리거나 날 부리거나 하진 않는 것이다.
군계급 사이인데 약간 갸우뚱하겠지만
인간관계에 있어선 당연한거다.
그다음... 흔치않게 근무가 자주 바뀐다.
지금 현재, 육군 출신 소령분이랑 근무를 서다.
지금껏 봐오건데, 날 시다 혹은 따까리로 여김에 틀림없다.
# by 손상길 | 2001.7.2 ~ 2001.7.2 | 조회수:9847 | 댓글 3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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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을 굶다.
| 카테고리 없는거
아침 일찍 출근하여 아침 일찍 퇴근하니
아침은 본의아니게 꼬옥 챙겨먹게 된다.
출근전. 원래 기상시간은 6시반인데
게을러진 요즘. 아침운동은 뒷전이고 7시는 되어야 겨우 일어난다.
씻고 후다닥 나가서 밥먹고 가면 8시 출근 시각 딱 맞다.
그저께 일이다.
룸메가 자그만 오디오를 사왔다.
워크맨을 끼고 살고, 영여를 듣는지 흥얼거리고 하다가
이젠 오디오를 통해 제법 큰소리로 교육방송 영어회화를 드는다.
그것도 5시반! 알람으로 맞춰놓고 말이다.
알람! 알람인데 말이다.
나도 영어공부하고 좋지 뭐. 내심 싫지않은듯 했는데...
영어회화! 그건 나에게 자장가와도 같은 소리가 아니었던가!
아침에 옹알옹알. 꿈껼에 영어를 흘려듣다
그만 늦잠을 자고 말다. -_-;
아! 아침 속이 비면
오전 근무를 버티기 힘들단 말야.
# by 손상길 | 2001.7.6(금) 낮 2시 | 조회수:7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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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 임마. 똑바로해.
| 카테고리 없는거
임마 점마. 똑바로 안할래. 뭐하는거야.
수화기를 통해 들어오는 윽박지르는 소리.
예예 알겠습니다. 지금 바로 확인해서 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
당장... 5분내로 당장 전화해. 뭣들 하는거야 대체.
눈앞에 선하다. 늘상 있는일.
돌아앉는 흔들의자. 뭐야. 쾅! 책상찍는 소리. 쉴새없이 튀겨지는 침.
퍼드득 던져지는 결재서류. 안절부절 쩔쩔매는 모습.
장면장면이 눈앞에 선하다. 우리가 흔히 봐오는 모습들.
TV에서 였겠지. 회사근처에도 가보지 않았지만
우린 그런 장면에 친숙하다. 몸서리 쳐질만큼 자연스럽다.
윽박지른다고 일처리가 빨리될까?
분명 그럴것이다. 우락부락 호통을 치며 시키는데 누군들 안하리.
당장 눈앞에 보이는 결과를 낼때는 가장 빠른 방법이 될수도 있겠다.
다만 빨리 보일뿐이지, 정말 제대로 굴러가는지는 의문스럽지만 말이다.
수직적 위계질서. 명령과 복종으로 이루어지는 일사분란한 일처리!
오랜 경험을 통해서 축적된 자신만의 업무 스타일이 아닌가.
나름대로 시행착오 끝에 내린 최적의 결론이겠지.
그의 오랜 조직 경험으로 미루어볼때 무작정 왈가왈부할순 없는 노릇이다.
그치만, 그렇게 윽박지르는게 전부 혹은 만능일순 없다.
모두가 그래야 한다는 것. 모두가 그게 당연하다고 여기는 것에 대해선
용납할수 없다. 용납되어서는 안된다.
# by 손상길 | 2001.7.6(금) 낮 2시 | 조회수:7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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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돌
| 카테고리 없는거
또 근무중 이야기. 늘어가는 불만속에 익숙해질만도 한데
쌓여만가고 치울때는 없으니 언제든 폭발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결국 별것도 아닌 것에 삐그덕 불똥이 튀고만다.
문제는 사소한거였다.
출력물 중간에 공백페이지가 껴있었는데 보기 싫으니 빼라는 요구였다.
하지만 그리 단순한 문제만은 아니었다.
그건 어떤 DB 출력물이고 우리가 편집할수도 없고 고칠수도 없는 문제며
결정적으로 그걸 빼면 페이지번호가 건너뛰어 엉망이 된다 등등
구조적으로 안된다는 말씀을 드렸다.
그래도 안나오도록 하란다.
그는 한번도 자기손으로 뽑아본 적이 없는 거였다.
이게 안된다는건 누구보다도 내가 잘 알기에 다시금 안된다고 말씀드렸다.
이런저런 핑계가 아니고 분명히 NO라고. 안되는건 안되는거라고 분명히 말씀드렸다.
- 야 임마, 말귀를 못알아듣네. 해오란 말이야!
못알아듣는게 아니었다. 그의 요구 또한 분명했다.
"안되면 되게하라!"
지고지순한 그 덕목을 모르는바 아니었지만
안되는걸 너무나도 잘 아는 입장에서 예예할순 없는 노릇이었다.
해라... 안됩니다... 해라... 안됩니다...
옥신각신. 지루해진 공방전.
결과는 뻔했지만, 억압과 강제에 대한 분노와 반항심은 나도 어쩔수 없었다.
적어도 그순간만큼은.
어떻게 됐냐고? 여기는 군대다.
# by 손상길 | 2001.7.6(금) 낮 2시 | 조회수:7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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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넌뭐냐?
| 카테고리 없는거 | 댓글 1개 ▶
상길군. 자네는 뭘하고 있나?
유학은 언제가지?
아! 나한테 GRE subject material이 좀있는 것같은데..
필요하면 날 잡아보게.. 우하하하하하...
설선배.
# by 설 선배. | 2001.7.5 ~ 2001.7.5 | 조회수:8404 | 댓글 1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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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공한 사람들
| 카테고리 없는거
[한겨레21 제364호] 유통시장의 ‘환상적 실험’
다단계 판매왕들의 사진을 보면서 일확천금의 꿈을 키운다.
그들은 하나같이 부부 한쌍으로 다정하게 서있어
고소득 연봉의 성공이 마치 인생의 성공인양 의기양양 서있다.
얼마전 바디라이프인가? 꽤많이 팔린 헬스관련 책자를 들쳐본 일이 있는데
그책에도 어김없이 몸가꾸기에 성공한 사람들의 근육사진이 부부 한쌍식 나열되어 있었다.
몸가꾸기에 성공하니 자신감도 생기고 인생이 달라졌어요.
아직도 영어공부하니? 에도 수많은 성공담이 나열되어있다.
난 이렇게 성공했어요. 그 책 그대로만 하면 돼요. 어쩌구 저쩌구.
우리같은 범인들은 뭔가.
그들의 성공을 지켜보면서 허황된 꿈을 쫓는 우린 뭔가.
누구나 그럴수 있다고? 누구에게나 기회란 있다고?
그렇지 못한건 네 노력 부족 탓이라고?
누구나 성공할수 있을진 몰라도 모두가 성공할순 없다.
그럼에도 모두들 성공신화를 바라보며 그걸 쫓아 성공하기만을 안달한다.
성공을 쫓다 벼랑끝으로 떨어진 인생은
아무도 보려하지 않는다. 아무도 보여주지 않는다.
눈에 보이는건 성공뿐이고, 남이야 뭐가 되든 그것만을 쫓아간다.
극소수만이 누리는 성공을 위해 모두에게 신화를 강요하지 말라.
# by 손상길 | 2001.7.2(월) 낮 3시 | 조회수:70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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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트워크 마케팅
| 카테고리 없는거
네트워크 마케팅 = 다단계판매 = 피라미드 판매
네트워크 마케팅 혹은 다단계판매 결국 피라미드판매
부정적인 인식이 강한 다단계판매.
한겨레21에 난 기사를 보면서, 인간관계를 활용한 네트워크 마케팅이라며
그리 나쁜것만은 아니구나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소비자가 판매자가 되는 신개념 마케팅.
좋은 상품 값싸게 쓰고, 쓰다 좋으면 주변에게 알려주고
잘만하면 돈도 번다는데 뭐 나쁜건가.
그치만 내주변사람들이 더욱이 나 자신이
다단계에 빠지는건 원치 않는다. 고개를 설레설레. 단호히 거부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인간관계가 돈벌이에 쓰인다는게 영 내키지 않는다.
이유야 어떻건, 아무리 절박한 사정이래도 말이다.
선의의 뜻에서 좋은 제품을 주변사람에게 소개해주는건
당연하고도 늘상있는 일이라 하지만
일단 돈벌이가 되면 그런게 아니지 않는가.
한명이라도 더 소개하면 내 수중에 배당금이 떨어지는데
친구를 만나던, 친척을 만나던, 누굴 만나던,
대화내용을 무의식중에라도 그쪽으로 몰아가고 싶지 않겠는가.
지인과의 대화를 제품소개로 얼룩지게 하고 싶진 않다.
그리고 결국 돈버는 사람은 따로 있을꺼다.
그많은 판매왕들이 모두들 성공한거라 할지라도
그들의 성공을 발판으로 더 큰 돈을 만지는 이들은 따로 있을꺼라는거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다단계판매 "회사"라는게 존재할수 있을까.
당장 내 주변에서 하게될지도, 하고 있을지도 모르는 일인데.
어려운 사정으로 어쩔수없이 다단계판매에 나서야만 했던
그 절박한 사정을 내가 너무 몰라주는걸까. 모르겠다.
심정으론 충분히 이해가 가도... 그런 절박한 사정을 이용하여
돈벌이하는 제도, 회사는 곱게 봐주기 힘들다.
다단계판매는 날로 성장세라 너도나도 사업에 뛰어들고
요즘은 전문직 고소득층도 쉬쉬하며 꾸준히 증가세란다.
# by 손상길 | 2001.7.2(월) 낮 2시 | 조회수:7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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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스맨
| 카테고리 없는거
그사람 밑에서 있으려면 어떻게 처신해야 되는지 아니?
예스맨이 되어야한다. 미래형이 아닌 과거형 예스맨.
모든 질문/요구에 다 대꾸해서는 도저히 몸이 남아나질 않는다.
서서히 요령을 깨닫는다.
뭐뭐 맞냐? - 예 확인하겠습니다(x) / 예 그렇습니다(o)
뭐뭐 했냐? - 예 하겠습니다(x) / 예 했습니다(o)
뭐뭐 알아봤냐? - 예 알아보겠습니다(x) / 예 다 알아봤습니다(o)
한두번 알아본게 아니다. 그만큼 알아봤으면 되었다.
모든 요구를 다 들어줄순 없다는걸 안다. 다 들어줄 필요없다는걸 안다.
그 다음부턴 그냥 예 다 되었습니다 하고
시원시원하게 대답만 하면 된단 말이다. 그럼 좋아한다.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너무나도 피곤해진다.
젠장 이게 뭔가.
가만두면 알아서 확인해볼껄
수도없이 확인하라는 요구에 건성건성 확인해보고 만족한다.
원하는게 뭔지 알기 때문이다.
혹시나 잘못될까 노심초사 해보건만.
그것은 잠시뿐, 당연한건 당연하니깐 당연한걸로 받아들인다.
잘못되는것 없이 그냥 넘어가길 바랄뿐이다.
그게 당연하니깐.
예스맨. 무조건 그렇다고 말하기.
그리곤 아무일 없을꺼라 넘어가기. 무사안일주의.
내가 하고 싶어 그러는게 아니다.
몇번의 근무가 날 이렇게 만들었다.
앞으로, 다시는, 절대로 이런 나를 인정치 않으리라.
# by 손상길 | 2001.7.2(월) 낮 2시 | 조회수:6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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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웃음을 잃어버리다.
| 카테고리 없는거
날더러 미쳤다고 하겠지만
예전엔 근무들어오는게 즐거웠었다.
미쳤다고? 알겠다.
사실 근무 들어오는거 싫지만은 않았다.
그랬다.
적어도 지금처럼.
근무서는게 싫었던 적은 없었다.
출근 아침 8시.
분위기를 좋게좋게 가려고
수없이 다짐하고 길을 나서건만
오전이 후딱가고 오후가 넘어가고
주간 근무자들이 하나둘 떠나면서
참기 힘든 언행들은 나에게로 집중포화가 이루어진다.
하루종일 시달리는 셈이다. 24시간 내도록.
그사람이 아랫사람 앞에서 웃는걸 단한번도 못봤다.
나도 웃음을 잃어버렸다.
그사람앞에서 웃는 적이 한번도 없는건 이해가 가는데
다른 사람들 앞에서까지 웃을수 없다는게 견디기 힘들다.
# by 손상길 | 2001.7.2(월) 낮 1시 | 조회수:6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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