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두번째 면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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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전까지 쓰던 전기면도기는 고등학교 1학년 생일때 부모님께 선물로 받은 것이었다. 집에서 떨어져나와 기숙사 생활을 하는 나로선, 그 면도기가 얼마나 고마운지 몰랐다. 때는 마침 연한 솜털이 빳빳한 수염으로 바꾸는 시기. 그무렵 나는 거뭇한 수염을 깎는다는게 성장의 의미로 받아들여졌고, 그런 자식을 배려해주는 부모님 정성에 무척이나 고마워하지 않을수 없었던게다.
그걸 줄곧 써왔으니 자그마치 10년은 넘겨 써오고 있던거다. 한번의 탈도 없었지만 면도망에 구멍이 뚫려버려 자칫하면 살을 파먹기쉬었다. 그래도 계속 써왔는데, 이 면도기가 나에게 주는 의미를 잃고싶지 않아서였다. 망구멍을 피해 면도를 하자니 깨끗하게도 안되고, 그래서 큰맘먹고 안전면도기로 전환을 시도해봤으나 얼굴이 피투성이가 되기 일쑤라 이내 포기하고 말았다. 그렇다고 새 전기면도기를 사기는 좀 그런지라 그냥 안타까워하는 도중, 내 마음을 헤아려주는 희정이가 마음을 떠보더라. 요번 생일에 뭐 갖고싶냐고. 쭈볏쭈볏 망설이다, 에이, 희정이가 사주는 면도기라면 기분좋게 쓰리라 사달라고 그랬더니... 아니글씨 벌써 주문해놨더랜다.
그리하야 지금 내가 쓰고 있는 면도기는 희정이가 사준 거, 내 두번째 전기면도기다. 날이 두개있는 회전방식인데, 신기한건 방수기능이 있어 깎은 수염은 물로 씻어내면 된다. 얼굴피부가 매끈하고 뽀송뽀송하게 되는건 여자뿐만 아니라 남자에게도 중요하다. 안전면도기로 한것같이 말끔히 면도가 되면서도 핏방울 하나 맺히지 않는다. 피부 깊숙하게 면도가 잘되었나 안되었나는 스킨을 발라보면 금방 표가 난다. 구멍하나하나 조여오면서 쫘악 달라붙는 기분이 들때 그 상쾌함은, 수염이 바싹 깎여야만이 느낄수 있을께다. 너무너무 맘에 든다, 나의 면도기. 고마워, 희정아~
# by 손상길 | 2002.8.6 ~ 2002.8.6 | 조회수:12603 | 댓글 1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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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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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수요일에 레이트쇼(시부야의 조이시네마라는 극장에서 정규 상영시간외에 심야상영을 일컫는 말.....심야래봤자 20:00부터다...--)로 '고양이의 은혜갚기'라는 스튜디오 지부리의 2002년도 작품을 보러갔었다...한국에 일부하청을 준 두번째 작품이고 역시나 지부리라는 이름을 달기에는 화면의 퀄리티가 떨어졌다....한국이 애니메이션을 잘만든다고는 하지만, 지부리의 스타일과는 좀 다르기땜에 지부리작품중에 한국에 하청준건 좀 표가난다...아마도 '센...'보면서 느낀 사람도 많을거라고 본다....어쨌거나 이제 대부분의 상영관에서 상영이 끝난상태고 시부야에서 한군데, 신주쿠에서 두군데에서 상영하고 있었는데 '기브리즈'라는 단편과 두편동시로 개봉한거라 개인적으로 기브리즈에 좀더 관심을 가지고 갔었는데...기브리즈도 좀 별로였다...지부리사원들의 일상을 그린 기브리즈는 너무 싱거웠고...물론 가슴찡한 좋은 장면들도 많았지만....어쨌거나...95년도 작품인 '귀를 기울이면'의 후속이라는 컨셉의 작품인데....영~어설펐다....신인감독이라서 그런지 전체구성도 빈틈이 너무 많았고....콘도요시후미는 왜 빨리 죽어가지고...에혀...
# by 宗勳 | 2002.10.5(토) 밤 9시 | 조회수:119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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