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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경시대회

모두 2개의 글이 있습니다. 토론기간: 2002.8.26 ~ 2002.8.27(이틀동안)

나비님께서 2002.8.26(월) 오후 4시에 쓰신 글입니다 / 조회수:10131 여기 오래간만에 글 쓰는 듯하네요. 내 글터가 갑자기 맛이 가 버려서 글을 쓰고 싶어도 쓸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고.... 벌써 8년이라. 학부 때 둘이 같이 다니던 때가 언제였더라. 올해도 작년과 재작년과 마찬가지로 우리 실험실에서 경시 대회 일을 맡았다. 작년까진 내가 감독만 들어갔지만 올해는 사후 처리(?)까지 해야 했다. 성적을 처리하고 상을 줄 사람을 정하는 것까지. 이번 경시 대회 마치고 느낀 점 1. 우리 나라 학부모들은 역시 극성이다. 감독 들어갔다가 문제에서 오타를 발견하고 교수님께 연락. 그러나 어떻게 고쳐야 할지는 확신이 서지 않아서 전화를 거느라 시험장에 들어갔다 나갔다를 되풀이해야 했다. 그러는 도중 밖에 나와 있던 학부모님들이 무슨 문제 있느냐고 물음. 게다가 이런 중요한 시험에 문제가 있으면 어떡하느냐는 투로 말. 어떤 학부모들은 무기 화학 문제 나왔느냐고 물음. (시험 문제는 물리 3, 유기 3, 무기, 분석, 생 각 1문제씩이었음) 결국 오타를 수정하라는 지시를 나중에 받고 정정. 2. 역시 엄청난 서울 과학고 올해도 수석은 서울 과학고에서 나왔다. 지금까지 열렸던 대회 14번 중 8번을 서울 과학고가 차지. 게다가 한 번은 한 명이 '2연패'까지 했다. 서울이라는 것 때문일까? 그렇다면 같은 서울인 한성 과학고에선 왜 아직 수석이 나오지 못했을까? 내가 이론 시험 결과만 보고 확인한 결과 1위가 대구 과학고라서 혹시 올해는 서울 과학고가 수석을 차지하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는데 실험 시험 점수를 합쳐놓고 보니 '혹시나'가 '역시나'가 돼 버렸다. 역대 수석 중 우리가 알 만한 사람도 사실 적진 않다. ^^ 3. 일 낼 뻔함 한 학생의 실험 점수를 잘못 올렸다가 나중에 바로잡았다. 100점을 10점으로 올려버렸으니. 결국 점수를 바로잡자 이 학생은 30계단을 넘게 올라서 2등이 되어 버렸다. 이 학생이 실험 점수는 만점을 받았지만 이론 점수에서 좀 떨어져서 그런지 1등과 1점 차이로 2등이 되었다. 4. 매우 적은 점수차 1점 차이로 상이 갈린 것도 몇 번 보았는데 이번엔 1등과 2등이 딱 1점 차이로 갈렸다. 게다가 장려상과 등외는 동점이어서 학년을 따져야 했다. 한 학생이 2학년이고 다른 한 학생이 3학년이라서 2학년 학생에게 장려상을 주었다. 동상과 장려상 사이에서도 동점에서 학년까지 같아서 생년월일을 따져야 했다. 사실 내가 처음에 학생 한 명의 실험 점수를 잘못 올렸을 때는 어떻게 딱 맞게 떨어져서 생년월일 따질 일은 없겠다고 생각했는데 그 학생의 성적을 바로잡으면서 그 학생이 등외에서 금상으로 올라서면서 다들 하나씩 밀린 거다. 5. 일반고의 몰락 이번 서울시 대표는 약 3분의 2가 서울 과학고, 나머지는 한성 과학고였다. 일반고 학생들이 전멸해 버렸다. 결국 전국 대회 본선에 온 62명 중 일반고 학생은 단 7명이었다. 일반고에게 상의 일부를 배정하기 때문에 이들 일곱은 아무리 점수가 나빠도 상을 타는 것이다. 결국 3명에겐 동상, 4명에겐 장려상을 주었다. 그런데 이 중 일반고 배정이 없었다면 상을 받을 수 있는 학생은 단 한 명이었을 것이다. 그 한 명은 민족사관고 학생이었는데 분류할 때 우린 일반고로 분류한다. 사실 민족사관고는 일반계 고교지 실업계나 기타계 고교가 아니기 때문이다. 일반계 고교란 '전공'이 없는 고등학교를 가리키는 거니까. 그 이외의 고등학교는 다 과가 있지 않나. 과학고야 모두가 과학 전공이기 때문에 특별히 과를 나눌 이유가 없었을 뿐이다. 그렇다고 물리과, 화학과, 생물과, 지학과로 나눌 수도 없는 노릇 아닌가. 과학고가 없는 울산시 대표가 가장 큰 덕을 보았으리라 생각한다. 부산 과학고가 영재고로 바뀐 뒤 내년 경시 대회에서 서울 과학고를 따라잡을지 어쩔지는 모르겠다. 사실 나도 거기 교사로 가고 싶은 생각이 없는 건 아니지만. 근데 우리 실험실 동료 한 분(전직 한성 과학고 교사로 얼마 전 그만두고 한국 교육과정 평가원으로 옮김)은 그럴 기회가 주어져도 안 가겠다고 하더라. 이게 미혼자와 기혼자의 차이일까? 으, 특례는 언제 끝나나. 그거나 끝나야 가고 싶은 데에 가는데. 손상길님께서 2002.8.27(화) 밤 9시에 쓰신 글입니다 / 조회수:2993 어헛, 정말 오랜만. 화학경시대회를 말하는 거겠죠? 사후처리까지 담당하시다니 꽤나 막중한 책임이 느껴질듯하네요. 예전에 여기 보드에 썼나 잘 모르겠는데, 경시대회하면 항상 생각나는 에피소드가 있어요. 경시대회 출신이겠지요? 화학올림피아드 나간다고 고등학교 친구들을 모아놓고 내가 실험조교란답시고 감히 그들에게 실험을 가르치는데 말이죠. 아스피린 합성쯤 될겁니다. 끓임쪽 넣는걸 얘기안해줬고, 아마 나눠주지도 않았을듯. 예닐곱개의 플라스크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펑펑 솟구쳐오르는 허연 물줄기. 위험을 무릅쓰고 전원코드를 뽑으러다니던 땀에 젖은 나의 손놀림. 당황하던--뭐 저런게 다있어--쳐다보던 우수한 재원들. 어허... 이 얘기 핸것 같으네. 또 후이종에게 혼났네그려... 아무튼 그런 일이 있었읍죠. 이 글의 링크 및 트랙백: http://www.zannavi.com/blog/1/959 트랙백을 위 링크로 보내면 이곳에 댓글로 남게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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